먼저 숫자를 일상의 감각으로 되돌려 보자. 1 피코켈빈은 1 켈빈의 1조 분의 1이다. 9.7 피코켈빈은 이론적 하한에서 그만큼만 떨어져 있다는 뜻이고, 실온 약 300 켈빈과는 14자리 차이가 난다. 비율로는 감이 오지 않으니 속도로 바꾸면 선명해진다. 원자들의 움직임이 사실상 멈췄다고 말할 만큼 느려지고, 입자로서의 성질보다 파동으로서의 성질이 앞으로 나온다.

왜 이렇게까지 늦출까. 온도는 따지고 보면 입자 무리가 얼마나 요란하게 흔들리는지를 재는 값이다. 빠른 원자는 드 브로이 파장이 짧아 양자적 행동이 평균 속에 묻히고, 겉보기에는 그냥 기체다. 느려지면 파장이 수백 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늘어나며 수많은 원자의 물질파가 겹쳐 보폭을 맞춘다. 저온 물리학자들이 실제로 좇는 것은 이렇게 관측하고 조작할 수 있는 양자 상태다.

가장 쉽게 지나치는 대목이 '7초'다. 극저온에 도달하는 것도 어렵지만, 실험에 쓸 만한 시간 동안 유지하는 건 더 어렵다. 지상에서는 식힌 원자를 중력이 아래로 끌어당기므로 꽉 붙잡아 둬야 한다. 붙잡는 힘이 셀수록 도달 가능한 온도의 바닥이 올라가고 관측 창은 짧아진다. 궤도의 미세중력은 이 모순을 푼다. 원자가 아주 얕은 퍼텐셜에 떠 있을 수 있어 냉각 효율과 관측 시간이 함께 좋아진다.

기술 경로도 해외 주류와 갈라진다.해외에서는 원자 칩 위에 만든 미세 자기 트랩으로 원자 구름을 가두고 고주파 증발 냉각으로 온도를 낮추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에는 레이저 빛 자체를 그릇으로 쓰는 전광 트랩을 택했다. 광 트랩은 우주에서 여러 빔을 정밀하게 다루기 쉽고 자기장 교란에 둔감하며 여러 양자 시뮬레이션 실험과도 잘 맞는다. 대가는 난이도다. 광로 정렬, 주파수 안정화, 진공도 모두 사람이 곁에 없는 상태에서 오래 버텨야 한다.

냉각은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자기광학 트랩과 광학 당밀으로 루비듐 증기를 늦추고, 2단 교차 광 트랩이 이어받는다. 그다음 빛 세기를 낮춰 증발 냉각을 하면 에너지가 높은 원자가 먼저 빠져나가 남은 무리의 평균 온도가 내려간다. 마지막 비단열 팽창으로 한 번 더 깊게 식힌다. 순서만 보면 조리법 같지만 각 단계의 허용 폭이 좁고, 잔류 기체와 한 번만 부딪혀도 망가진다. 초고진공이 절대 조건인 이유다.

실험실을 냉장고에 넣고 우주에서 가장 차가운 원자를 만들었다: 9.7 피코켈빈의 진짜 어려움 配图 1
FIG.01 · Steve Jurvetson · CC BY 2.0

공학 쪽 절반도 따로 적어 둘 만하다. 지상 시제품은 20입방미터·10톤, 비행형은 0.7입방미터·0.5톤이다. 작은 방을 가정용 냉장고로 줄인 셈인데 단순 축소가 아니다. 초고진공 계통, 고출력 광섬유 레이저, 장기 연속 주파수 안정화, 집적 광학 벤치를 새로 설계하고, 발사 진동과 수년간의 무인 운용까지 견디게 했다. 2011년 구상 검토, 2022년 궤도 진입, 그리고 이번 결과까지 15년이다.

2021년 독일 연구팀이 세운 38 피코켈빈을 9.7로 고친 것이 표의 숫자 외에 무엇을 바꾸냐고 묻는다면, 거꾸로 묻는 게 빠르다. 거의 잡히지 않던 관측 창이 7초가 되면서 그 안에 무엇이 들어갈 수 있을까. 양자 기체의 상전이, 비평형 동역학, 다체 상관처럼 지금까지 주로 이론으로 다뤄온 현상을 실험에서 장면별로 들여다볼 길이 열린다.

응용의 상상력도 모두 같은 전제 위에 얹혀 있다. 더 차갑고 결맞음이 좋은 원자 구름은 고정밀 원자시계의 핵심 자원이고, 그 시계는 측위와 시각 배포망의 받침이다. 원자 간섭계는 중력·회전·가속도를 매우 정밀하게 재어 중력장 측정과 관성 항법에 쓰인다. 양자 시뮬레이션은 제어 가능한 원자 구름으로 초기 우주나 초경량 암흑물질 모형을 대신 연기하게 한다. 목표는 제각각이지만 원자를 조용히 앉히는 일에서 만난다.

한 가지 짚어 둘 오해가 있다. 9.7 피코켈빈은 유효 온도이지 온도계를 꽂아 읽은 값이 아니다. 구름이 팽창할 때 보이는 운동량 분포를 속도 척도로 환산한 양이다. 초저온 원자 분야에서는 표준적인 표현이지만 제목으로 줄어들면 장비 전체가 절대영도 근처까지 얼었다고 읽히기 쉽다. 차가운 건 아주 작은 원자 무리뿐이고 주변 하드웨어는 그렇지 않다.

실험실을 냉장고에 넣고 우주에서 가장 차가운 원자를 만들었다: 9.7 피코켈빈의 진짜 어려움 配图 2
FIG.02 · Idaho National Laboratory · CC BY 2.0

열역학 제3법칙은 그대로 서 있다. 절대영도에는 한없이 가까워질 뿐 결코 닿지 못한다. 그러니 이런 성과의 뜻은 '결승점에 도착했다'가 아니라 '탐색 가능한 구간이 한 칸 더 아래로 넓어졌다'다. 저온 물리의 역사에서 새로운 온도 영역이 열릴 때마다 예상하지 못한 현상이 나왔다. 이번에는 온도뿐 아니라 환경 조건까지 바꿨으니, 수치만 쌓는 것보다 뜻밖의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연구를 굴리는 방식으로도 드물다. 장치는 궤도에 머물고 연구자는 지상에서 원격 조작하며, 궤도 환경이 실험 조건의 일부를 제공하고, 데이터는 돌아온 뒤에 분석된다. 순수 이론도 아니고, 실험대에서 거울을 조금씩 만지며 돌리는 전통적 작업도 아니다. 함께 쓰는 우주 기반 시설에 가깝다. 이 방식이 자리 잡으면 비슷한 기초물리 실험의 대기 줄이 훨씬 짧아진다.

양자 기체에 관심 없는 독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지점은 시계와 측정이다. 매일 쓰는 위치 확인, 통신망 동기, 전력망 제어는 모두 매우 안정적인 시간 기준에 기댄다. 시계 정밀도가 한 자리 올라갈 때마다 그 위에 얹힌 시스템의 오차 배분을 다시 짤 수 있다. 장바구니에 담기지는 않지만 조용히 받치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도 7초는 여전히 짧고, 논문 한 편만으로 성숙한 기반이라 말할 수는 없다. 다음에 볼 것은 재현이 통과되는가, 얼마나 다양한 실험을 실을 수 있는가, 그리고 미세중력이 더 긴 결맞음 시간을 떠받칠 수 있는가다. 기록 자체는 다시 깨질 게 거의 확실하다. 더 흥미로운 질문은 그 7초 안에 지상에서는 읽을 수 없는 물리가 얼마나 들어 있느냐다.

그러니 '또 기록 경신'이라는 속보보다 실험 조건의 재설계로 읽는 편이 낫다. 장소를 바꾸고, 가두는 방식을 바꾸고, 광로와 진공 구성을 바꾼 끝에 소수점 아래 한 자리가 움직였다. 과학의 도약은 더 세게 미는 일보다, 제약을 슬쩍 치워 버리는 일에서 자주 나온다. 이번에 치워진 것은 중력이었다.